[에세이] 의도적 수련

우리는 양치질을 평생하고 있지만 충치가 생기고 숨쉬기를 평생하지만 에너지를 적게 쓰고 효율적으로 숨을 쉬지 않는 것처럼, 그냥 시간을 보낸다고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자신의 일을 오랜 시간 수행했다고 실력이 자동으로 향상되거나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되진 않는다.

1만 시간의 법칙은 단순히 1만 시간동안 동일한 행위를 한다고 전문가가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반복적으로 하는 수련, 즉 단순히 경험을 하는 것이 아닌 의도적 수련(Deliberate Practice)을 해야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의도적 수련이란 실력 향상을 목적으로 자신의 약점을 개선하려고 애쓰는 수련을 말한다.

의도적 수련에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피드백을 활용하는 것이다.

스키너의 상자 속에 생쥐 한마리가 있고 거기에는 버튼과 먹이가 나오는 대롱이 있습니다. 버튼을 누르면 먹이가 나오지만 생쥐는 처음엔 그 관련성을 모릅니다. 우연히 부딪혀서 몇 번 먹이를 받아 먹은 후에는 배고플 때마다 직접 버튼을 눌러 먹이를 먹습니다. 학습을 한 것이죠. 하지만 영원히 학습을 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버튼을 누른 시점과 먹이가 나오는 시점 사이의 시간 간격을 조금씩 늘려가다 보면 생쥐가 학습을 못하는 시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생쥐의 신경 세포로는 학습이 불가능한 것이죠. 인간의 경우도 피드백 주기가 길어지면 학습이 잘 안됩니다. 골프 퍼팅을 연습하는데, 매 퍼팅의 결과를 1년 후에 알게 된다고 상상해 봅시다. “작년 이맘때 13시 25분에 치셨던 건 들어갔고요”라고 피드백을 받습니다. 학습이 될까요? - 함께 자라기 애자일로 가는 길, 김창준

어떤 행동에 대해 정확하고 빠른 피드백을 만들 수 있다면, 그 행동에 대해 학습을 할 수 있고, 이 학습을 통해 우리는 의도적 수련을 할 수 있다.

업무 중에도 피드백을 통해 의도적 수련이 가능하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정확한 피드백과 그 피드백 주기를 짧게 만들어 의도적 학습을 수행할 수 있다.

진단 전문의는 환자를 한 번 또는 두 번 본 다음, 꽤나 난해한 증세를 해결하기 위해 평가를 내리고, 다음 환자로 넘어갑니다. 그 의사는 환자를 두 번 다시 보지 못하기도 합니다. 저는 최근에 대단히 성공적인 진단 전문의를 인터뷰했는데, 그 사람은 판이하게 다르게 일을 하더군요. 그는 상당한 시간을 자기 환자를 확인하는 데에 보내면서, 진단 시에 자신이 무얼 생각하는지 많은 기록을 하고, 자신이 얼마나 정확한지 나중에 확인을 하더군요. 자신이 만든 이 부차적 단계가 그를 자신의 동료들로부터 차별화하는 중요한 점입니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이 언제, 어떻게 나아지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내는 사람들은 특별한 테크닉을 활용하는데, 그것은 널리 알려지지도 않고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행하지 않는 것이죠. - 에릭손의 인터뷰

이 인터뷰와 같이 자신의 일에서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의도적 수련이 가능해지며 이를 통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업무중에 자신의 능력을 향상 시키기 위해 시간을 얼마나 사용하는가는 직무 성과와 상관성이 있다. 그러므로 회사는 사람을 잘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뽑은 사람의 능력을 업무중에 어떻게 향상시키게 할지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즉, 좋은 인재를 찾는 것만큼이나 뽑은 사람을 어떻게 교육하고 훈련시킬지도 고민해야 한다. 조직은 개인이 자신의 전문성을 좀 더 발전 시키고 관리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인재를 채용하고 나서 잘 교육하고 성장하게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다.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좋은 문화와 좋은 시스템이 있다면 더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동일한 시간을 보낸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이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우리는 전문가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여러분은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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